4월에는 제주4.3을 생각한다. 4월3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2018년 4월에 다녀온 제주4.3평화 기행을 다시 생각하며 다녀온 여정을 정리해본다.
내가 다니는 역사답사 모임을 통해 제주4.3 70주년을 맞아 제주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준비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제주4.3 유적지를 돌아보는 답사 프로그램도 있으니 관심 있는 사람들은 참여해보라고 했다. 비행기 표만 마련해 오면 1박2일 숙식을 프로그램에서 지원해 준다는 말에 귀가 솔깃했다. 오잉~ 잽싸게 신청을 했다. 혹시나 하고 신청했는데 며칠이 지나자 내가 당첨되었다는 이메일을 받았다. 다행히 평화기행 날짜에 맞는 비행기 좌석도 있었다.
사실 나는 그 전부터 가족들과 제주를 갈때마다 제주 4.3 유적지를 찾아보고 우리가 가려고 하는 관광지 근처의 한두군데 제주4.3유적지를 가보던 참이었다. 아이들과 아내가 지겨워하지 않는 선에서 갈때마다 한군데 또는 두군데 정도를 방문했는데 나 스스로도 '제주4.3평화기행'같은 전문 답사 프로그램이 있다면 꼭 참여해 다녀오리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나에게 이런 기회가 주어졌던 것이다.
* 제주4.3평화기행 1일차
- 관덕정에서 첫 만남. 제주4.3의 개괄 설명
- 제주4.3평화 기념관
- 너븐숭이 4.3기념관 : 북촌리 마을 생존자께서 직접 증언
- 북촌초등학교, 옴팡밭, 애기무덤
- 선흘리 4.3 유적지 : 동백동산(도틀굴), 낙선동 4.3성터
- 숙소이동 후 영화 '지슬' 관람
1. 제주 관덕정
제주 관덕정은 제주4.3의 출발점이 된 곳이다. 이곳에서 1947년 3월1일 3.1절 기념대회가 열렸고 기마 경찰에 치인 아이를 그대로 지나치는 광경을 목격한 시민들이 격분한 것이다. 이에 대응한 경찰의 발포로 6명의 시민이 사망했다.
초유의 3.10 민관 총파업이 일어났고 제주4.3으로 이어졌다.
제주4ㆍ3사건 진상규명 및 희생자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에 따르면
“제주4ㆍ3사건”이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그 진압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2. 제주4.3평화 기념관
제주4.3평화 기념관은 제주4.3을 알기위해 꼭 방문해야 하는 곳이라 생각한다. 가장 먼저 보게되는 '백비'에 대한 설명을 꼭 확인해 보시길 권한다. 백비야 말로 우리 현대사를 관통하는 이야기를 품고 있기 때문이다. 3만여명의 주민들이 희생되었다. 토벌대(군경)에 희생당한 경우도 있으며 무장대에 희생당한 경우도 있다. 희생에 따라 어떤 사람은 가해자로 어떤 사람은 피해자의 입장이 된다. 서로 등을 돌리면서 수십년을 살아온 삶. 앞집은 학살을 당한 집이고 뒷집은 학살자의 집이라면? 그렇게 수십년을 살아왔다면? 우리나라 전역에서 한국전쟁시기를 거치면서 수십만의 민간인 학살이 이어졌고 가해자와 피해자가 서로 반목하면서 지금까지 살아온것이 우리 시민들의 역사이다. 그 축소판이 제주에 있다. 가해자의 입장에서도 또는 피해자의 입장에서도 기념일 명칭을 지정하지 못하고 4.3'사건'으로만 남을 수 밖에 없는지 곰곰히 생각해 봐야 한다.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운동등 명칭에서 그 성격을 규정한 것과 대조적으로 제주4.3은 아직도 그냥 4.3'사건'이다. '백비'에는 그런 의미가 담겨 있다.
3. 너븐숭이 4.3기념관 / 북촌초등학교 / 옴팡밭
너븐숭이 4.3기념관은 4.3 기념관이 왜 이곳 북촌리에 있는가에 대한 해답과 관련이 있다. 제주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학살 된 곳이 바로 이곳이기 때문이다.
너븐숭이 4.3기념관은 바로 옆의 북촌초등학교, 애기무덤과 연결되는 곳이다. 북촌리 학살 사건. 400명이 넘는 사람들이 북촌초등학교와 근처에서 한날 한시에 희생된 것이다.
세계사적으로도 드문 일이었다. 그래서 북촌리 사람들은 제사를 같은 날 지낸다. 기념관에서 당시 상황을 겪으신 생존자 할머니께서 얘기를 들려주셨다.
4. 너븐숭이 애기무덤
너븐숭이 4.3기념관 앞에 있다. 무덤으로 보이는데 유독 크기가 작다. 애기들의 무덤이다. 약 20기의 애기무덤들 중 최소 3기 이상은 제주4.3 당시 희생된 애기들의 무덤이라고 한다. 나머지 애기무덤은 해방 전부터 존재해 왔던 것들이라고 한다.
제주를 방문했을때 여러번 이곳을 왔지만 그때마다 다른 아이들 장난감이 놓여져 있었다. 가족과 함께 왔던 아이들이 놓고간 장난감이다.
5. 낙선동 4.3성
낙선동 4.3성. 제주도를 여러번 와봤지만 이런 곳이 있는지 몰랐다. 토굴에서 살다가 발각되어 내려온 주민들. 야산에서 살아남은 사람들. 소개령으로 해변으로 내려와 살아낸 사람들. 이들에게 돌성을 만들라는 지시가 내려졌다. 4.3성은 주민들과 유격대와의 혹시라도 있을지 모를 연계를 차단하고 주민들을 효율적으로 감시하고 통제하기 위해 전략촌으로 만들어졌다. 많은 젊은 남자들이 죽임을 당했기 때문에 보초까지도 남녀노소 구분없이 서야 했다는 설명이 있다.
6. 선흘리 동백동산 : 도틀굴
1948년 11월 21일 선흘 국민학교에 주둔해 있던 군인들은 선흘리 마을을 불태우고 주민들을 소개시켰다. 주민들은 비상식량을 갖고 주위 야산의 여러 굴로 피신하였다. 선흘리 주민들에 대한 대량 학살은 소개령을 내린 지 나흘째 되는 11월 25일부터 시작되었으며 도틀굴은 선흘리 주민들이 11월 25일부터 사흘 동안 은신했던 동굴이다. 이 동굴을 비롯한 여러 곳에 은신해 있던 주민들은 군인들에 모두 학살당했다.
1일차의 마지막 여정은 숙소에서 영화 지슬 관람으로 마무리했다. 자세히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숙소 마루에서 영화를 보면서 많은 분들이 눈물을 훔쳐가며 봤던 기억이 있다. 또한 토벌대와 사살당하는 주인공이 서로 아는 사이 였던 걸로 기억한다.
* 다크투어 문의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업데이트합니다.
제주다크투어로 검색해 보시면 됩니다.
https://www.jejudarktours.org/ko/
(사)제주다크투어 전화064-805-0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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