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CRAK 커피 바리스타 자격증을 받아오면서

마이홈주의자 2022. 4. 30.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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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AK(한국커피로스터연합)이라는 커피 단체에서 주관하는 바리스타 자격 시험에 합격했다.
시험을 보고 바로 복직해 출근하느라 시간이 나질 않아   자격증을 받으러 가지 못하다가 토요일인 오늘 학원에 가서 받아왔다.

한달 넘게 다녔던 학원을 오랜만에 들어가니 학원에서 매일 맡았던 커피 향이 났고 자연스레 한창 연습했던 때가 떠올랐다. 자격증을 받아들고 그동안 수고하셨다는 인사말을 들으며 학원을 나섰다.
나오다가 아참.
"저 원두 커피 하나 사도 되죠?"
"그럼요."

원두 커피 500g 한봉지를 사서 다시 나왔다. 한달 이상 연습하면서 마셨던 에스프레소 커피. 학원을 다니면서 변한 내 모습 중 하나라고 한다면 에스프레소 커피 맛에 푹 빠졌다는 것이다.
원두 한봉지와 자격증을 들고 걸어오는데 오늘 날씨가 유난히 좋다는 게 느껴졌다. 바람도 잔잔하게 얼굴에 와 닿는다. 자격증을 받은 기분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오늘 토요일. 전철을 타는데 시간을 보니 딱 12시다. 옷을 예쁘게 입은 젊은 여자분들과 양복을 깔끔하게 차려입은 멋진 남자 분들이 전철안에 많이 보인다. 다들 결혼식에 가는 구나. 그래 이제 다들 결혼도 많이 하고 많이들 만나고 일상으로 돌아가고 있다. 진짜 봄이 온 것 같구나. 이제 코로나19도 한물 건너감을 느낀다.
커피 봉지에 바늘 크기로 뚤려있는 숨구멍으로 내가 움직일때마다 원두 냄새가 올라와 코를 자극하고 있다. 옆의 사람들도 커피 향이 느껴지는지 곁눈질로 내 커피를 보고 있는게 느껴진다.

와이프한테 카톡을 했다.
오늘 날씨도 좋은데 드라이브 나갈까? 맛난 것도 먹고.

외출했다가 집에 돌아오면 새로 사온 원두를 잘 갈아서 핸드 드립 커피 한잔을 만들어 마셔야겠다.


내가 다닌 학원은 구로디지털단지역 앞에 위치한 한국커피직업전문학교( 홈페이지 가기 )였는데 다른 커피 학원을 다녀보질 않아 비교는 어렵지만 아주 꼼꼼하게 잘 가르쳐 주셨고 덕분에 자격증까지 취득하게 되었다.
자격증에 대해서는 사실 큰 기대를 한 것은 아니었다. 몸이 좋지 않아 휴직기간이 길어지면서 쉬고 있다가 복직하게 되면 몸이 버티어 줄지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내일 배움카드를 이용해 커피학원을 다녀보기로 한 것이었다. 3주과정이었는데 기간도 적당했고 하루 4시간 커피를 배우는 일정이기 때문에 복직하기 전 체력을 테스트해보는 차원에서도 좋았다고 판단했다. 다녀보니 커피 학원은 대부분 자격증을 연계하여 가르치고 있었다.(다른 학원도 아마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본다) 학원 과정만 잘 따라하고 연습을 하면 딸 수 있는 수준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 보통의 커피 자격증이라 하면 한국커피협회(KCA)에서 발급한 자격증이 대부분이라고 하는데 수십만명이 가지고 있다고 한다. 너도 나도 이 자격증을 갖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약간 차별화된 협회가 많이 만들어지면서 그 협회에서 자격증도 함께 만들었다. CRAK도 그중 하나이다. 얼마나 인지도가 있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KCA 바리스타 자격증보다는 약간 더 난이도가 있다고 한다. 한국커피직업전문학교에서 KCA 자격시험도 지원하지만 이 학원은 주로 CRAK 시험과 미국의 자격시험인 SCA에 중점을 두는 것 같았다.
한국커피협회(KCA) 바리스타 자격 시험은 에스프레소 4잔과 카푸치노 4잔을 만들게 되는 반면 내가 본 한국커피로스터연합(CRAK) 바리스타 자격 시험은 에스프레소 2잔, 아메리카노 2잔, 카푸치노 2잔, 카페라떼 2잔을 만들어 좀 더 현실에 맞게 차별화 했다고 한다.

내가 다닌 학원이 한국커피직업전문학교인데 서초동에 본사가 있다. 한국커피문화원이라고. 원장이 최성일이란 분인데 나름 커피 업계에서도 인지도가 있으신가 보다.
아래는 내가 다녔던 커피학원에서 만들어 팔고 있는 원두다. 커피 이름이 'Choi'인 걸 보면 최성일 원장이 커피 원두까지 공급하고 있는 것 같다. 그런데 학원을 다니면서 연습했던 이 커피가 나는 너무 맛있었다. 이 원두로 내린 에스프레소에 푹 빠져버렸으니. 기회가 되어 내가 커피집을 낸다면 이 원두를 공급받아 커피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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