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제주 나홀로 여행 2일차 - 지미오름과 유민미술관

마이홈주의자 2022. 3. 31. 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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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4월 제주4.3평화기행을 끝내고 혼자 여행하는 두번째날이다. 제주공항에서 저녁 비행기를 타야하니 부지런히 움직여야 한다. 돌아 다닐 곳이 많아 일찍 집을 나섰다. 오늘은 지미오름을 갔다가 섭지 코지를 간다.
섭지 코지에서는 유민 미술관에 가보기로 했다. 어느 TV프로그램에서 보고 감동했던 그 유명하다고 하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나도 한번 보기 위해서다.

종달리 마을에 있는 지미오름을 오른다. 지미오름은 제주올레 21코스에 속해 있기도 하다.
그냥 일직선의 가파른 산이다. 아침 일찍 오르니 숨이 턱까지 차오른다.

지미오름 안내판
지미오름 안내판

제주에는 오름이 300개가 넘는다고 한다. 지난번 제주에 왔을때 처음으로 오름을 올랐었다.
그때 올랐던 오름이 용눈이 오름과 금오름이었다. 아이가 어려서 여행오기전 낮고 좋은 오름이 어디가 있을지 한참을 검색했더니 용눈이 오름이 낮고 좋다고들 해서 올랐었는데 그때 느꼈던 그 풍경의 황홀함이란...
그제서야 '제주는 오름'이란 생각을 하게 되었다. 역시 제주에 오면 오름을 올라야 한다. 제주를 왔는데 맛집과 관광지만 돌아다니다가 돌아갔던 기억들. 그때는 제주를 제대로 알지 못했던 것 같다.

지미오름 정상에서 보이는 우도와 일출봉
지미오름 정상에서 보이는 우도와 일출봉

서울 근교의 산에 오를때 정말 힘들게 오른다. 산 하나 올라갔다 내려오면 저녁이다.
제주의 오름은 숨이 차지만 정말 금방 오를 수 있다. 게다가 올랐을때는 엄청난 가치의 풍경을 선사받게 된다. 이게 정말 제주도가 갖고 있는 진정한 가치가 아닐까. 제주의 오름이야 말로 요즘 사람들이 매 경우마다 따지게 되는 '가성비'가 최고인 물건이 아닐까. 넉넉하게 한시간 정도 오르게 되면 만나게 되는 이런 풍경이 있었는데 그동안 이걸 몰랐다니 바보도 이런 바보가 없다. 

지미오름 정상에서 보이는 말미오름
지미오름 정상에서 보이는 말미오름. 오른쪽이 다랑쉬 오름일 것이다.

부지런히 걸어서 섭지코지에 왔다. 시간이 없다. 얼른 유민 미술관을 들어가 보자.
입장권을 사서 들어가야 하는데 당시에 입장권 가격이 좀 비쌌던 기억이 있다. 잠시 '이 가격에 꼭 들어가서 봐야 하는거야?' 생각했었다.
혼자 왔으니 다행이지, 가족들 데리고 왔으면 더 못들어 갔겠지. 스스로 위로하며 들어갔다.
너른 공원같이 되어 있는데 잘 꾸며진 정원의 느낌이다.

유민미술관
유민미술관
유민미술관
유민미술관. 나는 복도 저기 끝이 이 미술관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한다.

복도를 지나 다다르게 되는 제주 돌벽. 거기에 눈 높이의 액자가 걸려있다. 액자를 가만히 들여다 보면 성산 일출봉이 들어있다. 성산 일출봉이 가장 멋있게 보이는 곳에 자연 액자가 걸려 있었다. 어디선가 듣기로는 이 풍경을 그대로 유지하기 위해서 유민 미술관에서 성산 일출봉이 보이는 땅을 전부 샀다고 했던 것 같다.

나에게는 사실 아래이 일출봉이 보이는 액자 사진(?)이 이 미술관의 전부였던 것 같다. 내부에 전시해 놓은 물건들은 유리 공예 작품들이었는데 구체적으로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목적이 미술관을 보는 것이었고 미술관 자체의 건축미가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유민 미술관
유민 미술관
유민 미술관
유민 미술관. 일출봉이 바라보이는 곳에서 뒤를 돌아보면 이런 모습이다.

참고로
유민 미술관의 유민은 중앙일보 회장이었던 홍진기의 호다. 홍진기는 일제말기 전주지방법원 판사로 임명된 경력으로 친일 인명 사전에 등재( 관련 기사 )되어 있으며 그의 장인은 김신석으로 중추원 참의(당연히 친일 인명 사전에 등재된 인물이다)를 지냈다. 홍진기의 장녀가 홍라희이고 장남이 홍석현이다. 그 유명한 재벌의 출발점이라고 해도 과연이 아니라 하겠다.

이렇게 3박4일간의 여행을 모두 끝내고 이제 집으로 돌아간다. 하도 걸어다녔더니 몸이 천근만근이다.
숙소로 가는 버스를 타고 슬로우트립 게하에서 짐을 찾아 체크아웃을 했다. 버스를 타고 제주공항에 내리니 다행히 시간이 아직 넉넉하다. 편하게 앉아서 쉬었다. 다녀왔던 곳들을 한번씩 더 떠올려 봤다. 혼자서 제주는 처음이었는데 기회를 다시 만들어 봐야겠다.

* 관련 글
제주4.3 평화기행 1일차 - 다크 투어
제주4.3 평화기행 2일차 - 다크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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