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국내

2박3일 울릉도 여행. 패키지 여행이라 아쉬웠던...

마이홈주의자 2022. 4. 3. 0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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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8.2(일) ~ 2020.8.4(화) 2박 3일

2016년과 2018년 두 번이나 출항 전날 밤 풍랑으로 인한 취소 문자를 받고 울릉도를 가지 못한 경험이 있다.
2018년에는 출항 전날 아예 강릉에 숙소까지 잡아 가족 모두 기대를 품고 잠에 들었었는데 새벽에 취소 문자를 받았던 그때의 기분이란 참.
그래서인지 이번 울릉도/독도 여행은 출발 당일까지도 조마조마 했었는데 다행히도 잘 다녀왔다. 그날의 추억을 이곳에 정리해 본다.

* 울릉도 가이드분께서 설명해준 내용 정리.
울릉도에는 45인승 버스가 없다.
35인승 버스가 가장 큰 버스다.
택시는 49대 정도가 있다. 모든 택시는 SUV 차량.(현대 펠리세이드, 쌍용 투리스모도 봤다).
택시 기본요금 3,300원
모든 경찰차는 SUV차량이다.
렌터카 400여 대인데 부족해서 더 늘리는 중이라고 하셨다.

첫날은 저동항에 도착하자마자 근처 숙소에 짐을 풀고 아이들에게 수영복을 입히고 다시 모였다. 스타렉스를 타고 내수전 해수풀장으로 갔다. 이곳은 몽돌해변인데 한쪽에는 아이들용의 해수풀장이 있고 바다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스노클링을 하고 있었다. 해수풀장은 성인 허리 정도 되는 깊이다. 아이들은 역시 물에 데려다 놓으면 좋아한다.

울릉도 내수전 해수풀장
울릉도 내수전 몽돌해변


저동에 숙소를 잡은 우리는 일행 대부분이 첫날 과음한 탓에 둘째 날 오전은 자유시간이 주어졌다. 우리 가족은 가까운데 있다는 봉래폭포까지 올라가 보기로 했다. 숙소 앞에서 모인 사람들은 스타렉스를 타고 경사가 심한 길을 올라갔다. 봉래폭포 매표소 있는 곳에 주차장이 작게 만들어져 있는데 여기서부터 봉래폭포까지 산행을 하듯이 40여분을 힘들게 올라갔다.
울릉도는 거의 모든 곳이 경사져있다.
힘들게 올라가는데 '천연 에어컨'이란 글이 쓰여 있는 유리문이 옆에 있는데 풍혈이다. 들어가 보니 정말 시원했다. 바위틈으로 차가운 바람이 계속 나오는데 신기했다.
봉래 폭포는 예상외로 굉장히 크고 멋있었다. 조그만 섬에 수량도 많은 이런 폭포가 있다는 게 신기했다. 게다가 3단 폭포다.

울릉도 봉래폭포
울릉도 봉래폭포 안내문



숙소 앞 큰 후박나무 몇 그루가 있는 관해정에는 '박의장각하기념비'가 있다.
1962년 울릉도를 방문했던 박정희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및 대통령 권한대행'을 기념하여 1963년에 세운 기념비이다. 집에 와서 검색해보니 박정희가 방문한 이후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이 세워졌고 일주도로도 이때 계획된 것이라고 나온다. 나리분지 쪽에 수력발전소도 있다는 걸 처음 알았고 이것 또한 울릉도 종합개발계획으로 세워진 것이라고 나온다. 비석에 있는 내용처럼 울릉도 주민들에게는 '우리 민족의 영도자'였다.
이곳의 후박나무도 수령이 거의 400년 되었다고 하는데 울릉도에서도 수령이 가장 오래된 나무라고 한다.

저동항 관해정. 후박나무 숲에는 박의장각하기념비가 서있다.



사동항은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었다. 올해부터 울릉도 공항 공사가 시작되고 항만도 크게 확장된다고 했다.
공항이 생긴다고 하니 뱃멀미로 고생하며 오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이지만 한편으로는 그 많은 관광객을 어떻게 수용할지, 계획은 있는지 궁금했다.
관광 가이드 분께서 첫날 '울릉도 주민이 1만 명이 안되는데 오늘 이 섬안에 관광객이 5천 명입니다'라고 하시면서 식사 등 서비스가 미흡하더라도 양해해달라는 얘기를 했었으니 말이다.

몇 개 되지 않는 울릉도의 항구 중 현포항에는 아직 여객선이 못 들어온다.
여객이 없어 상대적으로 한산하다. 방파제 안에 물놀이 시설이 되어 있고 물이 굉장히 깨끗하고 낮은 수심에서 즐길 수 있다고 했다. 다음에 패키지여행이 아닌 우리 가족만 따로 오게 된다면 여기 꼭 들러야겠다.

일주도로 44.5Km.
계획한 지 55년 만에 미개통 구간이 작년에 뚫려 이제는 울릉도 전체를 돌아볼 수 있게 되었다.
미개통되었던 구간은 관음도 앞인 섬목-내수전 구간인데 이곳에 3개의 터널과 다리를 놓아 드디어 일주도로가 완성되었다고 한다. 터널 내 표지판은 시속 40Km.
하지만 관광버스로 둘러보니 일주는 가능하지만 많은 곳이 아직도 공사 중이었다.

울릉도의 모습이 가장 아름다웠던 곳은 태하향목 전망대였다.
와~ 여기가 우리나라 맞나? 이렇게 아름다운 풍경을 가진 곳이 있다니.

울릉도 태하 향목 전망대
울릉도 태하 향목 전망대에서 본 바다. 색깔 한번 보소!


관광버스를 타고 계속 해안 도로만 돌다가 산 언덕으로 올라가더니 갑자기 넓고 평평한 땅이 눈앞에 펼쳐졌다.
나리분지. 나리꽃이 많아 나리분지라고 불린다고 한다.
16가구가 살고 있다.
나리분지는 울릉도 화산의 화산 분출 후 칼데라 화구가 내려앉아 형성된 곳이다. 분화구 안에 또 하나의 작은 분화구가 알봉이다. 중학교 때 사회 선생님께서 가르쳐 주셨던 기억이 아직도 떠오른다. '울릉도 분화구가 성인봉인데 그 안에 조그만 분화구가 또 있어. 이름이 알봉이야.' 어린 마음에 깔깔거리면서 웃었던 기억이 새록 새록새록하다.

울릉도 나리 분지
울릉도 나리 분지. 식당 주변에 민속문화재로 옛날 집을 복원해 놓았다.
울릉도 나리 분지. 진짜 나리 꽃이 많이 보였다.



대한민국 땅 독도.
울릉도에서 독도를 언제 가는지는 정해지지 않는다고 했다. 울릉도에 있으면서 기상이 맞으면 바로 출발한다고 했다. 두 번째 날 아침에 우리는 '오늘 울릉도 들어갈 수 있다고 하니 준비하시라'는 얘기를 듣고 너무 기뻤는데 아쉽게도 물결이 잔잔하지 않아 입도는 불가능하다고 했다.

3시간을 넘게 쾌속선을 타고 동쪽으로 왔더니 울릉도라는 우리 땅이 있다는 게 신기했는데 울릉도에서 더 동쪽으로 1시간 반을 와도 우리 땅이 있다는 게 정말 신기했다. 아쉽게도 파도 때문에 선착장에 내리지 못했고 독도 주위에서 배 시동을 끈 채 사진으로 담아야 했다. 배를 댈 수 있는 선착장은 있지만 파도를 막아줄 방파제가 없기 때문에 선착장에 내릴 수 있는 경우도 그리 많지 않다고 했다.
방파제도 계획은 되어 있다고 검색되는데 빨리 만들어져야겠다.

독도 동도. 오른쪽의 지그재그 있는 곳이 한반도 지형이라 불리는 곳. 아래쪽이 현재의 선착장이 만들어지기 전의 옛날 선착장이다.


울릉도는 날씨가 너무 좋았는데 독도에 와보니 날씨가 이렇게 흐리고 너울이 높다는 게 역시 서해바다와 동해는 비교가 안되는구나 생각했다. 특히 돌아올 때 너울 치는 게 장난이 아니었다. 아마 우리나라 살면서 이런 먼바다 너울은 처음 경험해 보는 것 같았다. 배에 탄 여러 사람들이 멀미가 심해져 여기저기서 멀미 봉투를 가져갔다.
돌아오는 배안에서 선원에게 물어봤다. 독도에 입도할 수 있는 가장 좋은 계절이 언제냐고.
'5월에 오세요. 그럼 입도하실 수 있어요!'

아래는 국내 유일(?) 신호등으로 운영되는 1차로 터널인 남양 터널이다. 이때 갔을 때만 해도 신호등으로 운영 중이었는데 올해 2022년 3월 터널을 바로 옆에 하나 더 뚫어 2개의 터널이 되어 신호등은 이제 없어졌다고 한다. 터널에 신호등이 있는 것이 외지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아 그만큼 사고가 많았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울릉도 유일의 신호등으로 운영되는 1차로 터널. 남양터널



삶의 터전 전체가 울릉도처럼 급한 경사진 곳인 경우가 또 있을까. 경사면에 위태롭게 서있는 건물들, 경사면을 일구어 만든 밭.
악착같이 살아온 그들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다녀오면서 와이프와 역시 패키지여행은 우리와 맞지 않다는 얘기를 나눴다. 다음에 꼭 다시 한번 우리 가족만 비수기 때 렌터카를 빌려서 촘촘하게 돌아보기로 했다. 꼭 5월에 오자~~

* 자유 여행으로 오게 되면 꼭 가보고 싶은 곳.
- 독도 박물관, 독도 전망대 : 가긴 했지만 울릉도 배 출발 때문에 제대로 관람하지 못했다.
- 내수전 일출 전망대 : 걸어서 올라가야 하지만 다음번에는 꼭 올라가 보고 싶다.
- 독도 의용 수비대 기념관 : 2017년 개관했다고 한다.
- 관음도 : 관음도 다리를 꼭 건너서 들어 가보고 싶다.
- 나리 전망대 : 산을 한참을 올라갔는데 갑자기 넓은 분지가 나타나 놀랐던 곳인데 패키지여행이어서 전망대에서 제대로 볼 기회가 없었다.
- 천부 해중 전망대 : 2017년 나리 분지로 올라가는 길에 위치한 천부항 근처에 해중 전망대가 있다고 나온다. 괌에 갔을때도 좋았는데 여기도 꼭 가보고 싶다. 우리나라 울릉도의 바닷속을 볼수 있다고 하니.

* 독도 명예 주민증
독도를 갈 때 샀던 독도 승선권은 버리지 말자. 다녀와서 온라인으로 독도 명예 주민증을 발급받을 수 있다.
독도 명예 주민증 신청 사이트가 있으니 승선권 정보와 본인 정보를 입력하면 독도 명예 주민증이 우편으로 집으로 온다! 배송료 무료다.
아이들이 아주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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