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스쿨존 횡단보도 교통안전 도우미 이건 바꾸자. 크로싱가드(Crossing Guard)

마이홈주의자 2022. 3. 2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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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주변을 보면 건널목에서 교통안전 도우미 어머니들이 노란색 깃발을 들고 횡단보도 신호등에 따라 깃발을 들고 내리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이 모습 내가 국민학교 다닐 때도 보아 왔던 모습이다.

예전에는 녹색어머니회 소속 어머니들이었는데 지금은 어떻게 되는지 잘 모르겠지만 교통안전 도우미 역할을 하시는 어머니들 또는 어르신들께서는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계실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아이들의 안전'에 있어서 그다지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태 그대로 수십년 동안 전통처럼 운영되어 왔다는 것도 일종의 안전불감증의 연장선에 있는건 아닐까. 게다가 개인적으로는 자라오면서 이 분들을 볼때 마다 마치 신호에 따라 팔만 움직이는 로보트 같다는 생각했던 기억이 많고 그다지 적극적으로 하지는 않는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진짜 길 건너는 아이들을 차량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우리 아이의 초등학교 바로 앞에는 몇년째 변함없이 같은 어르신께서 아이들이 길을 건널때 힘찬 목소리로 통솔하고 차에 대고 소리도 쳐 가시면서 열정적으로 도우미 역할을 하고 계신다. 어느 학교에나 이런 훌륭한 분들이 계심을 잘 알고 있다. 그 분들이 일을 잘못하고 있다고 폄하하는 것은 절대 아니고 뭔가 시스템이 갖추어 지지 않음을 지적하고자 한다.

미국의 Crossing Guard
미국의 Crossing Guard. 사람이 건너면 무조건 도로 가운데로 나온다.

Image Source : http://bit.ly/WbGuRR
위의 사진은 구글에서 'Crossing Guard'로 이미지 검색을 한 결과중 하나이다. 궁금하신 분들은 더 많은 자료가 나오니 Crossing Guard로 검색해 보시길.
미국에서 몇년 밖에 살아보지 못했지만 한국에 돌아와서 이것 만큼은 바꾸어야겠구나 생각했던 것들이 여러가지 있는데 'Crossing Guard'가 그 중 하나였다.

미국에서도 학생들의 등하교 시간이 되면 학교 주변에 비슷한 일을 하는 분들이 계신데 우리와는 많이 다르다.

첫째. 손에 들고 있는 것이 다르다.
목적이 분명하다. 달리는 자동차로부터 아이들을 보호하는 것이다. 목적이 분명하니 도구도 분명하다. 운전자들에게 너무 익숙한 'STOP' 표지판. 똑같은 크기의 그 표지판을 들고 서있는 것이다. 운전자의 눈에 확 뜨일 수 밖에 없다.
우리와 비교해 보자. 막대기에 묶은 조그만 노란 깃발에 그려진 펄럭이는 'STOP' 사인과는 아주 큰 차이가 있다. 우리의 그것은 아이들 안전보다는 갖고 나가기 편하고 창고에 보관을 편하게 할 목적으로 제작한 것임을 솔직하게 인정하자.

둘째. 신호가 바뀌면 표지판을 들고 도로가운데까지 나온다.
크로싱가드는 신호가 바뀌면 가장 먼저 도로로 나온다. 좌우를 먼저 살펴 안전하다고 판단이 되면 아이들을 불러 건너도 된다고 알려준다.(아래의 교육 비디오를 보면 반드시 아이들과 아이컨택을 하면서 알려주라고 나와있다) 그리고 도로 한가운데서 아이들과 자동차들을 번갈아 보며 아이들이 길을 건너는 것을 돕는다. 걸음이 느린 어르신도 돕는다.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뀔 때가 되면 마지막 사람이 길을 건너가고 나면 자리로 다시 되돌아 온다.
우리는 어떤가? 초록불이 들어오면 막대기를 내민다. 그게 전부이지 않은가?

셋째. 대부분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 분들이다.
대부분 지역 경찰서에 고용된 분들이고 교육을 받고 일하시는 분들로서 일정액의 보수를 받는다. 위 이미지는 텍사스 미드랜드(Midland, TX)인데 홈페이지 내용을 보면 크로싱가드 회사와 연3억정도를 계약했다고 나온다. 뉴욕시(NYC)의 경찰에서는 수시로 크로싱가드를 채용하고 있다. 시간당 15달러정도의 수당을 지급한다고 나온다.
우리도 바쁜 학부모(아니면 할머니,할아버지) 나오라고 하지 말고 안전을 위한 전문 인력을 교육시키고 맏기는 방향으로 가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2012년 목동 출근 시간
2012년 목동 출근 시간
2021년 동탄 어느 동네 출근 시간
2021년 동탄 어느 동네 출근 시간


위의 두 사진은 내가 출근할때 찍은 사진이다. 크로싱가드 사진과 너무 비교가 되지 않는가?
두개의 사진이 동네는 다르지만 거의 10년이란 시간 차이가 있는 사진이다. 특히 목동의 교육열만큼은 전국 최고라고 알려져 있지만 아이들의 안전에 대한 열의도 최고인지 돌아볼 일이다.

이글을 10년전에 쓰고 나서 상황이 많이 바뀌기는 했다. 민식이 법이 생겼고 스쿨존이 생겼고 스쿨존에서의 속도제한이 추가로 생겼다. 또한 스쿨존에 과속 방지턱도 예전보다 많이 생겼다. 어떤 지자체는 '옐로카펫'이라고 해서 노란 색을 칠한 공간을 추가로 만들었다. CCTV도 많이 생겼다.
많이 바뀌기는 했다. 하지만 10년의 시간 차이가 있는 저 두 사진에서 딱 한가지가 그대로다. 노란 깃발을 들고 서있는 학부모의 모습이다. 수십년 동안 그대로이다. 어쩜 저 깃발은 변하지도 않는지, 동네마다 저리도 똑같은 걸 쓰는지, 방법도 저리도 똑같은지 나로서는 솔직히 잘 이해가 안간다.
두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입장에서 이런 중요한 것은 꼭 바뀌었으면 좋겠다.

뉴저지의 크로싱가드 교육 비디오에 참고할 만한 좋은 내용들이 있어 올린다. 교육용이라 그런지 동영상만 봐도 크게 어려움 없다. 각 스텝마다 애니매이션까지 곁들여 있어 이해하기 편하게 되어 있다.
요약을 하면 이렇게 된다.
1. Assemble the children. 아이들을 모은다.
아이들에게 먼저 건너지 말것을 알려주고 자전거/킥보드 타는 친구는 헬맷 착용 할것을 알려준다.

2. Choose a gap. 도로상황을 보고 차들의 주행을 언제 멈추게 할지 결정한다.
도로의 상황등을 고려해서 언제 차를 멈추게 할지 고려한다.(신호등이 없는 경우)
신호등이 있는 경우는 신호 버튼(소리가 나게하는)을 눌러 미리 준비한다.

3. Enter the crosswalk. 횡당보도로 나가기
아이들이 크로싱가드를 따라서 건너지 않도록 미리 알려주어야 한다.
나가서 건너도 된다고 알려주기 전까지는 아이들이 도로로 나오면 안된다.

4. Stop far-side traffic. 주행 차량 멈추기
차들이 모두 잘 멈추는지 확인한다.

5. Take Position. 횡단보도 가운데 위치하기
횡단보도 바로 밖에 위치해서 Stop표지판을 든다.

6. Starting Crossing. 아이들 건너기
비로소 아이들이 건널 수 있다. 반드시 아이들을 향해 고개를 돌려 눈을 보며(eye contact) 건너도 된다고 얘기해준다.
여기서 한가지 아주 중요한 점 발견.
아이들을 향해 건너도 된다고 반드시 말로 얘기를 하도록 한다.
손짓으로 오라고 하게 되면 이 손짓을 운전자가 차가 와도 된다는 것으로 잘못된 판단을 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7. Maintain Position. 위치에서 계속 아이들과 차량 주시
자세를 계속 유지하면서 신호와 아이들을 번갈아 주시한다.
신호등이 있는 횡단보도의 경우 마지막 건너는 아이가 건너는 중 신호가 빨간색으로 바뀌더라도 계속 차를 주시하면서 출발하지 말것을 알려준다.

8. Return to the curb. 돌아오기
아이들이 모두 건넌게 확인되면 마지막으로 크로싱가드가 자리로 돌아온다.
보통의 경우 이때는 신호등이 이미 빨간색으로 바뀌어 있다. 그러므로 본인의 안전을 위해서 Stop표지판을 높게 들고 자리로 돌아와야 한다.

크로싱 가드는 전문가여야 한다. 흡연 금지, 핸드폰 사용 금지, 취식행위 금지, 앉아있기 금지, 음악듣기 금지.
그래야 지역주민에게 인정받고 신뢰를 받을 것이라는 얘기가 마지막에 나온다.

교육용 비디오에서 눈에 띄는 또 한가지.
크로싱 가드의 위치와 횡단보도 상황. 도로 상황등에 대해서 담당 경찰과 충분히 협의를 한다는 내용도 아주 인상적이다.

https://youtu.be/h88b6fay0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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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딱 10년전에 썼던 글이다. 하지만 이 포스팅에서 하고자 하는 얘기는 여전히 유효하다는 생각에 약간 다듬어 다시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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