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드립 커피의 유일한 단점? 이라고 한다면 에스프레소를 만들어 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매번 고민에 고민을 한다. 가정용 에스프레소 머신을 살까 말까.
그리고 또 있다. 상당히 거추장 스럽다. 준비할것도 많고 좀 오래 걸리고 끝난 후 정리할 것도 많다.
에스프레소 머신이 이탈리아에서 탄생한 것은 익히 알고 있었다. 우연히 유튜브를 보던 중 모카 포트를 보게 되었다. 모카 포트의 존재를 알고는 있었지만 이탈리아의 전국 가정집에 모카 포트는 꼭 있다는 내용을 보고 본격적으로 관심을 갖게 되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은 핸드드립 보다 너무 너무 간단하게 만들어 마실 수 있다는 것이었다.
그렇게 모카포트중 가장 유명한 비알레띠 모카포트를 구입해서 지금 몇달간 에스프레소를 아침 저녁으로 와이프와 함께 마시고 있다.
나는 비알레띠 모카포트 뉴브리카 2컵을 구매했다. 나중에 차이를 맛보기 위해 익스프레스 1컵도 구매했다.
비알레띠 모카포트는 많이 언급되는 것이 뉴브리카를 구매하는 것이 좋다고 나온다. 그 이유로 압력추가 안에 내장되어 있어 익스프레스 보다 풍부한 크레마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나의 레시피는 아래와 같다.
* 준비물
1. 로스팅 원두 18g
처음에는 14g에서 시작했었는데 약간의 탬핑?을 하다보니 좀 더 넣게 되었다. 현재는 18g에 맞춰서 엔코 바라짜에 넣고 그라인딩하고 있다.
2. 그라인더(엔코 바라짜)
분쇄 정도는 12에 맞춰서 하고 있다. 핸드드립할때는 22였음.
3. 필터(여과지)
이탈리아 가정의 전통적인 방식의 에스프레소는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다.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모카포트 에스프레소 대회에서 몇년전 챔피언을 딴 사람이 여과지를 사용하고 나서 이게 널리 사용되고 있는 것 같다. 여러번의 경험을 해보니 필터를 이용하는게 커피 부산물이 발생하지 않아 깔끔한 맛을 내기 때문에 계속 이 방법으로 만들고 있다.
여과지는 핸드드립용의 필터 위에 바스켓 필터를 놓고 원을 그리고 가위로 오려내면 된다. 이 크기로 그리면 딱 맞다. 나는 이것을 감안해 핸드드립용 여과지 5-10인용을 구매했다(그래봤자 3000원^^). 1-2인용 필터는 원을 한개밖에 그리지 못하지만 5-10인용은 원을 3개나 그릴 수 있다!
4. 분리된 모카포트 : 보일러, 바스켓 필터, 컨테이너
5. 라빠르쉐 설탕(앵무새 설탕)
처음에는 설탕 없이 마셨는데 에스프레소의 진한 맛에 약간의 부담감이 있었다. 특히 한 종류의 원두만 사용하는게 아니기 때문에 어떤 때는 부담되는 맛의 에스프레소를 경험하곤 하는데 이때 설탕 라빠르쉐 각설탕 반개를 넣어 마시기 시작했다. 지금은 무조건 넣어 마신다. 아주 맛있다.
6. 에스프레소 잔
에스프레소 전용 잔을 구매하여 마시고 있다.
7. 티스푼
티스푼은 바스켓 필터에 탬핑할때와 설탕을 섞을때 사용한다.
* 나의 모카포트 에스프레소 레시피 순서
1. 에스프레소 잔 준비 + 라빠르쉐 설탕
잔에 라빠르쉐 설탕 반개씩을 넣어둔다. 처음에는 각설탕 1개를 넣어봤는데 너무 달았다. 가지고 있는 각설탕을 가위를 이용해 현재는 모두 반으로 쪼개 놓았다.
2. 보일러에 물 담기
물은 정수기 물로 한다. 양은 130g 정도. 보통 110g ~ 120g의 물을 사용하라고 나오는데 나의 경우 약간 더 마시기 위해 물의 양을 좀 더 넣고 있다.
3. 원두 그라인딩
18g의 원두를 그라인딩한다. 엔코 바라짜에 분쇄 정도는 12에 맞춰서 그라인딩한다.
4. 컨테이너에 여과지(종이 필터) 올리고 물 부어 놓기
컨테이너를 거꾸로 하고 여과지를 가운데 맞춰 올려놓는다. 정수기 물을 여과지가 잠길 정도 만큼만 부어 놓는다. 바스켓 필터에 커피를 넣는 시간이 어느 정도 걸리므로 이 시간동안 여과지 린싱이 어느 정도 이루어 진다. 처음에는 여과지를 쓰지 않았다. 추출해서 마시는 에스프레소 마지막 한모금에서 커피 부산물이 느껴졌다. 그러다 계속 공부를 해보니 커피 여과지를 위에 덮는 방법을 찾게 되었다. 이거 처음에 사용한 분(바리스타 챔피언!) 정말 칭찬해주고 싶다. 여과지를 통과해 추출되니 부드러운 맛이 나고 부정적인 맛은 싹 사라졌다. 마지막 한 모금까지 똑같은 깔끔한 느낌이다.
5. 바스켓 필터에 커피 넣기
분쇄된 커피 가루를 티스푼으로 바스켓 필터에 옮겨 담는다. 나는 처음에 원두를 14g부터 시작했었다. 유튜브를 보거나 검색을 해보면 탬핑을 하지 말고 바스켓에 넣고 고르게만 해주라고 나온다. 하지만 직접 해보면 이게 쉽지 않다. 고르게 해주는 과정에서 버리는 양이 상당하다. 그렇게 추출한 에스프레소도 에스프레소 머신에서 내렸던 진하고 맛있는 느낌이 나질 않았다. 그래서 이걸 좀 더 담아 진하게 내려야 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커피 스푼으로 바스켓 필터를 톡톡 치면 가루들이 제 자리를 잡으면서 부피가 줄어든다. 바스켓 필터를 잡은 손으로 돌려가면서 톡톡 쳐주니 자연스럽게 평평해진다. 이렇게 해보니 18g이 된 것이다. 18g을 넣고도 바스켓에는 약간의 공간이 더 남게 되는데 그렇다고 더 담으면 안된다. 추출이 오래 걸릴 뿐만 아니라 옆으로 새는 경험도 했었다.
즉, 18g을 넣고 공간이 거의 남지 않도록 아주 살살 톡톡 쳐주는게 중요했다.
6. 바스켓 넣고 컨테이너 결합
바스켓 필터를 보일러에 넣고 컨테이너를 결합한다. 뒤집어 놓은 컨테이너에 여과지가 물에 담겨있으니 물을 따라낸다. 이때 물을 잘 털어낸다. 결합 할때는 조금 힘을 줘 결합해야 한다.
왜냐하면 나의 경우 18g으로 커피가루의 양이 좀 많다. 여기에 더해 여과지까지 중간에 있으므로 압력이 더 가해 지기 때문이다.
7. 가스렌지에 올리고 끓이기
가스렌지에 올리고 약불로 조정해 끓인다. 아참, 가스렌지에 올려놓기가 어려워 처음에는 넘어트리기까지 했었다. 뭐 받침대가 없을까 했는데 마침 우리집에는 뜨거운 냄비용 받침대가 있길래 올려놓았더니 아주 딱 맞는다. 저 곳에는 아예 저렇게 받침대를 올려놓고 쓰고 있다.
물이 끓을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는다. 올려놓고 얼마지나지 않아 추출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추출이 시작되면 모카포트를 잠시 빼 놓는다. 나는 속으로 20초를 센 다음 다시 올려 놓는다. 뜸들이는 시간을 갖기 위해서이다.
8. 추출 완료.
추출이 다 끝나면 에스프레소 잔에 따르면 된다. 라빠르쉐 각설탕이 있으니 티스푼으로 잘 저어준다. 저어주질 않으면 라빠르쉐 각설탕이 잘 녹지 않더라. 저어준 다음 마셔야 한다.
* 세척하기
추출이 끝나면 모카포트를 찬물에 행구어 온도를 낮춘다. 그 다음 컨테이너에 붙어 있는 안전밸브를 손톱으로 당겨준다.(검색해 보면 요거 모르는 분 의외로 많다!) 피식~ 소리가 나면서 컨테이너 안에 꽉차있던 공기가 빠진다. 컨테이너를 돌리면 쉽게 빠진다.
세척에 대한 여러 얘기들이 많다. 검색을 해본 바로는 이탈리아 사람들은 대부분 꼼꼼한 세척을 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것도 수십년동안 사용하면서 말이다. 여기에는 이유가 있는데 모카포트의 구성물질이 알루미늄이기 때문이다. 알루미늄은 특성상 산화가 일어나는데 깨끗하게 한답시고 수세미등으로 겉을 자꾸 벗겨내면 겉면이 계속 산화되기 때문에 오히려 좋지 않다. 이것을 알고 난 후 나는 바스켓 필터만 손으로 씻고 나머지는 흐르는 물에 헹구는 걸로 끝내고 있다.
세척이 너무 간단하다.
유튜브를 보면 이탈리안들의 경우 간단하게 헹구기만 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 수록 더 깊은 맛이 난다는 얘기를 한다.
마지막으로 추출되는 영상.
2022.06.26 - [일상다반사] - 나의 핸드 드립 커피 레시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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