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구글 애드센스로부터 첫 입금이 있었다.
나는 초짜 블로거이다. 초짜 블로거이기 때문에 애드센스로 하루에 0.01$(십몇 원...)를 버는 일도 숱하게 경험한다.
목디스크로 휴직하는 기간에 뭐라도 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블로그를 시작했다. 글을 여러 개 포스팅하면서 애드센스 광고를 알게 되었고 애드센스를 등록한 이후 수익이 발생하고 있다.
첫 100달러가 입금된 것이 기간으로는 한 6개월 만인 것 같다. 다시 복직한 이후에는 글을 거의 못 올렸으니 초짜 블로거 치고 아마 상당히 늦은 편에 속할 것이다.
얼마 전 애드센스 페이지에 입금 계좌를 확인할 수 없다는 알림이 와서 우리은행 크리에이터 통장을 개설하였고 계좌정보를 애드센스 결제 페이지에 등록했다.
그리고 며칠 전 드디어 100달러가 최종 지급되어 잔고가 0으로 초기화가 되었다. 이제 우리은행 크리에이터 통장에 입금되기만 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다.
어제 우리은행에서 전화가 왔다.
오랜만의 휴가였고 아침에 잠을 자다가 전화를 받았다.
* 구글에서 해외 송금이 발생했는데 입금 진행해 드릴까요?
- 네. 그렇게 해주세요.
우리은행 직원의 워딩이 정확하지 않지만 암튼 딱 한 번의 대화가 전부였다.
잠을 깨고 확인해보니 13만 원이 입금되어 있었다.
참고로 현재 환율은 1400원이 넘는다. 평소에도 경제관념이 한참 부족한 나는 들뜬 기분으로 와이프와 점심을 먹었다.
드디어 구글에서 해외송금으로 돈이 들어왔다는 얘기를 꺼냈고 금액을 얘기하니 와이프가 고개를 갸우뚱하고 먼산을 잠시 바라보더니 이상하다며 곧바로 질문을 쏟아냈다.
- 왜 직원이 전화를 해서 알려주는 거야?
- 입금처리를 왜 우리은행 직원이 해주는 거지?
- 수수료가 얼마인 건데?
- 환율 적용이 어떻게 된대?
- 환율 따져보면 1만 원 정도 차이 나는 것 같은데?
- 우리은행 크리에이터 통장 수수료 없는 거 아니었어?
와이프의 질문이 이렇게 쏟아질 때면 나는 잠자코 가만히 듣는다. 그리고 이 상황에서 내가 뭘 해야 하는지 곰곰이 생각한다.
이런 돈 관련된 상황에 맞닥드릴때마다 순진함에 매번 손해를 봤던 나는 이번에도 내가 당한 것인가 생각을 하니 화가 치밀었다.
통화 기록된 번호로 전화를 했다. 상담사와 구글 어쩌고 해외송금 어쩌고 크리에이터 통장 어쩌고 얘기를 하니 직접 담당 부서를 연결해 준다.
전화를 받은 담당자에게 아침에 저한테 전화 주신 분이냐고 물으니 자기가 전화했다고 한다.
질문을 했다.
- 전화를 주시고 입금 처리해주시는 게 원래 업무 프로세스인 건가?
* 그렇지는 않은데 본인이 처리하지 못하는 분들이 계셔서 전화를 드린다.
- 그럼 본인이 처리하는 것과 직원분이 처리해주시는 건 어떤 차이가 있는 거냐?
* 저희가 처리할 때는 환율 우대를 좀 더 해드린다.
(무슨 말인지 나는 이해하지 못했다)
- 입금된 금액이 131,000원 정도로 알고 있는데 이게 금액이 맞는지 확인해 달라.
* 수수료가 있는데 1만 원이 빠지신 거다. 이건 다 동일하다.
- 본인이 직접 입금 처리하면?
* 잠시만요.... 5천 원 정도가 빠지실 거다.
- ??? 직원이 처리하시면 1만이 빠지고 본인이 처리하면 5천 원이 빠진다? 아까 전화 주셨을 때 이 내용을 고지하지 않고 처리하신 거 아니냐.
* 아. 말씀을 안 드리긴 했다.
그러면 이건은 취소 처리해드리겠다. 앞으로도 본인이 직접 처리하시는 걸로 알고 있겠다.
집에 와서 우리은행의 외환 메뉴로 들어가 직접 처리했다.
수수료 0원.
금액에 따라 조금 다른 것 같다. 유튜브 하는 분들은 입금 단위가 더 큰 것으로 아는데 그때는 아마 5천 원 정도가 발생하는 것 같다. 그리고 입금 대기일이 3일이 넘어가도 수수료가 발생한다고 나온다.
메뉴를 찾아보니 해외송금 통지 서비스도 무료다. 앞으로는 구글에서 입금되면 폰으로 문자도 올 것이다!
이 글의 처음에 글을 부지런히 써서 포스팅을 해도 하루에 0.01$를 번다고 괜히 쓴 게 아니다. 내가 정보를 알차게 검색하고 직접 경험한 것들을 시간을 투자해가며 올린 글인데 하루 광고 수익이 0.01$였다. 휴직 기간이라 급여도 없던 나의 모습이 겹친다.
이런 과정을 거쳐 받은 돈인데 우리은행에서 전화 한 통화해놓고 1만 원을 가져간다니. 이거 사기꾼 맞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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