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잠시 살았을 때의 얘기를 남기고자 한다.
아주 특이했던 경험이었기 때문인지 아직도 기억에 계속 남아있다.
2008년 5월말. 메모리얼 데이(Memorial Day - 위리의 현충일이라 할수있다)연휴때 워싱턴DC로 놀러 갔을 때의 일이다. 아마 뉴저지에서 운전으로 멀리 놀러갔던 첫 여행이었 것 같다. 워싱턴DC는 뉴저지에서 약 4시간 걸리는 곳이고 볼거리가 많기로 유명하다.
날을 잘못 잡았는지 워싱턴DC 거리에는 유난히 오토바이들이 많이 보였다. 많이 보이는 정도가 아니고 곳곳이 오토바이들로 거리가 꽉 차있었다. 수백대는 족히 되어 보이는 오토바이들. 게다가 특이한 오토바이들도 많이 보였다. 이런 다양하고 특이한 종류의 오토바이들을 보는 것은 좋았지만 문제는 소음이었다. 곳곳에 보이는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들의 굉음을 들으니 모처럼 나온 여행에 스트레스까지 쌓이기 시작했다. 차를 타고 창문을 닫고 있음에도 엄청난 굉음이 계속 지나갔다.
나와 와이프는 수백대의 오토바이들이 이 동네를 계속 돌고 도는 것으로 생각했다. 인구가 많은 미국이니 동호회 인원수도 많고 한번 참여하면 이렇게 많이 모이나 보다 생각했다. 이들이 모이는 날 여기로 놀러온 우리가 날을 잘못 잡은 거라 자책하며 가능하면 신경을 쓰지않고 모처럼 온 여행을 즐기려고 노력했다.
저녁이 되어서 호텔로 돌아와서 쉬는 도중에 노트북을 펼치고 검색을 좀 해봤다.
오늘 오토바이들이 모인것이 혹시 무슨 이벤트가 있었던 것은 아니었나 찾아본 것인데 내 기억으로는 그날 워싱턴DC에 모인 오토바이들 숫자가 5십만 대가 넘었다는 기사를 봤다.(다시 찾아보니 35만이었다는 내용도 나온다)
세상에나. 50만대의 오토바이가 한곳에 모이다니. 미국 전역에서 이날을 위해 베트남전에서 희생된 분들을 추모하러 모인다고 한다.
롤링썬더(Rolling Thunder)가 뭔지 좀 더 찾아보니 이 단체는 비영리단체인데 베트남 전쟁에서 포로(POWs - Prisoners of War) 였거나 전사한 분들(MIA - Missing In Action)을 추모하기 위해 결성된 단체인가 보다. 미국이 세계어디서나 전쟁을 벌이고 있어 매년 많은 수의 사망자, 부상자, 유족들이 발생하는데 이들을 지원하는 행동들을 하는 것 같다.
1988년에 결성된 후 거의 매년 워싱턴DC로 미 전역에서 수십만대의 오토바이를 타고 모인다고 하니 장관이 아닐 수 없다. 처음에는 수백대의 오토바이들이 동네를 계속 돌아다니는 줄 알았는데 그 숫자가 수십만대 였다니...
그날 우연히 하늘을 봤는데 조지W부시 대통령이 탄 것으로 보이는 헬기까지 보였다.
그날 이들 앞에서 조지W부시 대통령이 연설까지 했다는 것을 보면 이 단체의 정치적 영향력(아마도 공화당)도 상당한 수준인것으로 보인다.
백악관의 당시 기사에서 이 내용을 확인 할 수 있다.
아. 이 단체의 홈페이지를 확인해보니 워싱턴DC에서 모이는 행사는 2019년이 마지막이었다고 나온다. 2020년 부터는 더이상 워싱턴DC에서 모이지 않고 영향력을 더 확대하고자 매년 50개주를 돌면서 개최한다고 나온다.
옆동네인 볼티모어 지역 신문을 보니 워낙 많은 오토바이들이 모이다 보니 사고도 많이 나는 모양이다. 2008년 당시 8명이 사고로 목숨을 잃었는데 그중 6명이 메릴랜드 사람이라는 기사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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