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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상사가 있는 산내면은 전북 남원시에 속한다.
창원마을은 함양군 마천면이다.
똑같이 지리산 품속인 이런 동네를 행정 구역으로 나눈다는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다.
실상사 해우소(화장실)에서 똥을 싸려고 앉으면 앞에 조그만 창이 뚫려 있다. 나무로 막혀 있는 좁은 공간에 한뼘 정도 되는 창을 뚫어주신 배려가 고맙다. 그런데 이 조그만 창이 해우소를 명소로 만들어 주었다. 이 조그만 창을 통해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 볼 수 있는 것이다. 지리산을 바라보며 속을 비우게 되니 어찌 시원하지 않겠나. 톱밥을 한바가지씩 뿌리는 방식이라 그런지 해우소 전체에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 것도 참 신기하다. 통일 신라때 지어진 사찰에는 곳곳에 보물들이 수두룩하다. 이런 사찰에서 매일 지리산을 보며 산다는 것. 참 특별한 삶이다.
나는 지금 창원 마을에서 민박 중이다. 민박집 이름은 '지리산 산촌민박 꽃.별.길.새'이다. 여기도 지리산 천왕봉이 눈앞에 펼쳐져 있다. 민박집은 지리산 둘레길 인월-금계 구간이다. 이 구간을 걸으면 천왕봉이 나를 계속 바라보며 돌봐주는 것 같다. 민박 주인 아저씨는 이집을 보고 한달도 되지 않아 이사 왔다고 하신다. 그 얘기가 이해가 될 정도로 풍광이 너무 좋다.
매일 지리산 천왕봉을 바라보며 사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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